🔍 3분만 읽으면 이런 내용을 알 수 있어요
✔️ 같은 AI인데 결과가 다른 이유
✔️ 우리 뇌가 질문을 피하도록 설계된 이유
✔️ 조직에 질문을 심는 세 가지 방법
"챗GPT 써봤는데 별거 없던데요."
이렇게 말씀하시는 대표님이 계십니다. 그런데 뭐라고 물으셨는지 여쭤보면 대개 이렇습니다.
"20~30대 고객 이탈률을 줄이는 전략이 뭐야?"
이렇게 물으면 방대한 데이터의 평균값이 나옵니다. 뻔한 답이 나오는 게 당연합니다. AI는 사람이 아니라 도구이고, 우리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AI 전환(AX)을 이야기할 때 대부분 도구를 논합니다. 어떤 툴이 좋은지, 얼마인지, 어떻게 연동하는지. 그런데 같은 도구를 쓰는데 결과가 다릅니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도구가 아니라 질문입니다.
1) 대충 물으면 대충 나옵니다
같은 요청을 두 가지 방식으로 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 "20~30대 고객 이탈률을 줄이는 전략이 뭐야?"
두 번째 — "너는 20년차 온라인 커머스 운영자다. 우리 주요 고객은 30~40대 여성 직장인이고, 최근 장바구니 이탈률이 4% 증가했다. 고객의 구매 결정 과정, 웹사이트 UX 문제, 프로모션 전략을 고려해서 이탈률을 15% 줄일 수 있는 고객 중심 전략 세 가지를 말해라."
두 번째가 훨씬 구체적인 답을 가져옵니다. 당연합니다. 구체적으로 물었으니까요. 좋은 질문에는 구조가 있습니다.
① 역할 부여 — 누구의 관점에서 답할 것인가
② 맥락 제시 — 우리 상황이 어떤가
③ 목표 규정 — 무엇을 얻고 싶은가
④ 문체 지정 — 어떤 톤으로 쓸 것인가
⑤ 구체적 요청 — 몇 개를, 어떤 형식으로

AI는 맥락을 따라 다음에 올 가능성이 높은 말을 예측하는 시스템입니다. "고양이에 대해 말해줘"라고 하면 무엇을 말해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생물학적 특징인지, 키우는 법인지, 함께 살 때 주의할 점인지.
내가 요구하는 것이 구체적일수록 돌아오는 것도 구체적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짚고 갈 것이 있습니다. 요즘 잘 만든 프롬프트를 사고파는 시장이 생겼습니다. 활용하시는 것은 좋습니다. 다만 남이 만든 질문을 사는 것과, 내가 질문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다릅니다.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되겠지만, 결국 필요한 것은 질문하는 역량 자체입니다.
2) 왜 우리는 질문하지 않는가
질문이 중요하다는 것을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닙니다.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어려움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 뇌는 몸 전체 에너지의 약 20%를 씁니다. 부피에 비하면 엄청난 양입니다. 그래서 뇌는 늘 피곤하고, 피곤하니까 쉬고 싶어 합니다. 한번 머릿속에 들어온 정보를 바꾸려 하지 않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인지적 구두쇠라고 부릅니다. 복잡한 사고 대신 지름길을 택해 인지 자원을 아끼려는 경향입니다.
일상에서는 다른 이름으로 불립니다. 생각을 바꾸지 않고,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지 않는 상태. 우리가 흔히 꼰대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이건 개인의 성격 문제가 아닙니다. 인간 본성이 그렇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명문대생 3,000명에게 세 문제짜리 인지반사검사를 실시한 연구가 있습니다. 겉보기엔 쉬운 문제인데, 세 문제를 모두 맞힌 비율은 17%였습니다. 대부분이 직관이 주는 빠른 답을 붙잡고 계산이 필요한 길을 회피했습니다.
의사결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널리 인용되는 연구 중에 이스라엘 가석방 심사 판사들을 분석한 것이 있습니다. 가석방 승인율이 하루 중 시간대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는 내용입니다. 식사 직후에는 높고, 시간이 지나 판사가 지칠수록 떨어지는 패턴이었습니다.
이 연구는 이후 방법론을 두고 반론도 제기됐습니다. 다만 시사점 자체는 유효합니다. 의사결정권자의 에너지가 고갈되면 기본값에 매달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경영자에게 이것은 실무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중요한 승인이나 판단을 언제 배치할 것인가. 배고프고 피곤한 상태에서 내리는 결정은 대개 나를 안전하게 만드는 쪽으로 기웁니다. 새로운 시도를 막는 쪽입니다.
3) 조직에 질문을 심는 세 가지 방법
질문은 근육과 같습니다. 개인의 성격에 맡길 일이 아니라 구조로 만들어야 합니다.
첫째, 레드팀을 두십시오. 군대 훈련에 대항군이 있습니다. 아군 관점에서만 보지 않도록 일부러 반대편을 만드는 것입니다. CIA는 대통령에게 보고하기 전에 레드팀을 가동합니다. "대통령이 이런 질문을 하실 것 같은데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하고 미리 공격해보는 것입니다.
영국의 코로나19 공개 청문회에서도 같은 지적이 나왔습니다. 전현직 관료들이 "우리는 준비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내부 합의를 그대로 믿은 탓에 대응이 늦었다"고 증언했고, 조사위원장은 외부 시각에서 틀릴 가능성을 묻는 레드팀이 필요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레드팀의 역할은 하나입니다. 질문하는 것입니다.
둘째, 회의 시간의 10%를 반대 시나리오에 예약하십시오. 거창한 조직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30분 회의라면 마지막 3분을 이렇게 씁니다. "우리는 결론을 냈습니다. 이제 모두가 레드팀이라고 생각하고 이 결론을 공격해봅시다."
질문을 개인의 성향이 아니라 직무로 규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호기심이 특성이 아니라 프로세스가 됩니다.
셋째, 1대1 미팅에 질문을 준비해 오게 하십시오.
대표를 만날 때 질문 세 개를 준비해 오는 것을 규칙으로 만드는 방법입니다. 가벼운 대화를 나눈 뒤 첫 번째 질문부터 시작합니다.
이렇게 하면 대화의 주도권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습니다. 지시가 아니라 탐색이 됩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질문을 던진 다음에는 기다려주셔야 합니다. 답은 바로 나오지 않습니다. 약간의 침묵을 견디는 것, 어떤 의견이든 존중받는다는 심리적 안전감을 주는 것. 이것이 없으면 질문은 형식으로 끝납니다.
우리 조직 질문력 자가 점검
✅️ 최근 AI에 던진 요청을 떠올렸을 때, 역할과 맥락을 함께 넣었다
✅️ 회의에서 결론을 뒤집어보는 시간이 절차로 정해져 있다
✅️ 구성원이 나에게 질문을 가져오는 자리가 정기적으로 있다
✅️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시간대를 의식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체크되지 않은 항목이 있다면, 어떤 AI 도구를 도입할지 알아보기 전에 우리가 무엇을 물을 수 있는 조직인지부터 점검하실 시점입니다.
"지시가 많습니까, 질문이 많습니까?"
AI 시대에 지능은 평준화되고 있습니다. 좋은 답을 구하는 일은 점점 쉬워집니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무엇을 물을 것인가입니다. 질문하는 능력은 말을 많이 하는 성격이나 외향성의 문제가 아닙니다.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얻기 위해 생각을 집중하는 능력입니다.
인지적 게으름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의지로 이기려 하기보다,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는 편이 낫습니다. 위대한 결과 뒤에는 위대한 질문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