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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은 4월에 예고하고 9월에 물러났습니다 : 승계는 지분이 아니라 권위를 넘기는 일 | 가인지캠퍼스

팀 쿡은 4월에 예고하고 9월에 물러났습니다 : 승계는 지분이 아니라 권위를 넘기는 일

🔍 3분만 읽으면 이런 내용을 알 수 있어요

✔️ 준비된 승계와 급한 승계의 차이

✔️ 권한이 실제로 넘어갔는지 확인하는 4가지 신호

✔️ 후계자를 전문가 중에서 뽑으면 안 되는 이유

 

지난 9월 1일, 팀 쿡이 애플 CEO에서 물러났습니다. 15년 만입니다. 후임은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을 이끌던 존 터너스입니다. 그런데 이 발표는 갑작스럽지 않았습니다. 애플은 이미 4월 20일에 예고했고, 이는 여러 해에 걸친 승계 계획에 따른 결정이었습니다. 쿡은 이사회 의장으로 남아 대외 관계를 맡습니다.

주목할 점은 실적이 나빠서 물러난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쿡의 재임 기간 동안 애플 시가총액은 3,500억 달러에서 4조 달러가 됐습니다. 잘될 때 넘긴 것입니다. 

반대편에는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전선업체였고 한때 재계 5위에 올랐던 대한전선은, 2004년 회장의 갑작스러운 유고로 24세 자녀가 급하게 가업을 물려받았습니다. 막대한 상속세와 경영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9년 뒤 회사를 매각했습니다.

같은 승계인데 결과가 정반대입니다. 차이는 준비 기간이었습니다.

 

 

1. 승계는 성공의 반대말이 아닙니다


영어 단어 하나를 보겠습니다. 

석세스(success)와 석세션(succession)은 어원이 같습니다. 성공, 승계, 전수, 이양이 한 뿌리에서 나온 말입니다. 영어권에서 성공이란 무언가를 이루고, 그것을 다른 사람이 할 수 있게 해주는 것까지를 포함합니다. 반면 우리말의 성공(成功)은 이룰 성, 공 공. 내가 이룬다는 의미가 압도적으로 강합니다.

이 언어 차이가 태도의 차이를 만듭니다. 이루는 것까지가 내 일이라고 생각하면, 넘기는 일은 언제나 나중 일이 됩니다. 

 

준비한 사례는 애플만이 아닙니다. 파타고니아의 이본 쉬나드는 2013년 인터뷰에서 이미 "6개월 전 아들과 딸을 불러 내 역할은 끝났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2022년, 회사 지분 전체를 재단과 비영리단체에 넘겼습니다. 10년을 준비한 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마찬가지입니다. 빌 게이츠에서 스티브 발머, 다시 사티아 나델라로 이어지는 승계는 오랜 준비 위에서 이루어졌고, 직원들은 그것을 자부심으로 여긴다고 합니다.


 

2. 직위는 물려줄 수 있어도, 권위는 물려줄 수 없습니다

 

영조와 사도세자를 떠올려 보십시오.

세자는 결정해야 합니다. 가뭄이 든 지방에 구휼미를 풀어야 하는지. 그런데 앞에는 신하들이 있고, 뒤에는 아버지가 앉아 있습니다. 이렇게 결정하면 저게 맞다 하고, 저렇게 결정하면 이게 맞다 합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사람은 무너집니다. 자녀에게 물려주든 내부 관리자를 CEO로 세우든, 넘긴 사람이 뒤에서 계속 보고 있으면 권한은 실제로 이양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필요한 개념이 임파워먼트입니다. 임(im)은 안에 넣는다는 뜻입니다. 인비전(envision)이 보여주는 것이고 인커리지(encourage)가 용기를 불어넣는 것이듯, 임파워먼트는 안에 힘을 넣어주는 일입니다. 우리말로는 흔히 권한이양이라 번역하지만, 그 말로는 다 담기지 않습니다. 임파워먼트가 일어났다는 것은 부하 직원이 상사의 결재 없이 즉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선조치 후보고가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그것이 되고 있는지는 네 가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① 유능감 : 직원이 나와 미팅을 마치고 문을 나설 때, "나 일 잘하는 사람이구나"라고 느끼고 있습니까?

② 일의 의미 : 미팅이 끝나면 이 일이 보람 있게 느껴집니까?

③ 중요성 : "나 아니면 이거 할 사람 없다"고 생각합니까?

④ 자기결정 : "결정은 내가 하고, 책임도 내가 진다"는 감각이 있습니까?

 

 

솔직히 중소기업은 대기업만큼의 보상과 복지를 주기 어렵습니다. 직원들도 그건 압니다. 그런데 이 네 가지는 다릅니다. 오히려 작은 조직에서 피드백 고리가 빠르기 때문에 유능감과 중요성, 자기결정권을 훨씬 강하게 줄 수 있습니다.

 

 

3. 누구를 세울 것인가 — 전문가가 아니라 조직역량입니다

 

피터 드러커는 리더를 세울 때 두 축을 보라고 했습니다. 직무역량(전문성)과 조직역량(리더십)입니다.

둘 다 낮으면 아직 실무자입니다. 직무역량만 높으면 전문가 그룹입니다. 조직역량이 높으면 관리자 그룹이고, 둘 다 높으면 리더 그룹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갈립니다. 요즘 중소기업의 젊은 구성원 대부분은 자기 직무 전문성을 추구합니다.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잘하고 싶어 하고 개발자는 개발을 잘하고 싶어 합니다. "저는 이 조직에 헌신해서 부사장이 되는 게 꿈입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면 회사는 전문가 그룹과 관리자 그룹 중 어느 쪽에서 리더를 키워야 할까요?

답은 관리자 그룹입니다.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전문 역량은 외부에서 아웃소싱해 쓸 수 있습니다. 리더십과 조직 헌신은 사올 수 없습니다. 그리고 리더십을 키우는 데 드는 에너지가 자격증 하나 더 따게 하는 것보다 훨씬 큽니다.

 

 

이것을 다른 말로 하면 의병과 용병의 차이입니다.

독립운동을 하는 의병은 대의를 위해 죽음도 불사합니다. 돈을 위해 전쟁에 나선 용병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반란도 불사합니다. 전문성만 추구하고 각자 알아서 하면 되는 구조라면, 더 좋은 기회가 왔을 때 조용히 국경선을 넘어갑니다. 용병이 필요한 시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건 외부에서 구하면 됩니다. 그러나 후계자는 의병 중에서 나옵니다.

 

 

4. 어떻게 세울 것인가 — 교실이 아니라 현장입니다

 

사람을 키우는 방식에는 두 갈래가 있습니다. 

하나는 커리큘럼을 만들고 교실에서 지식을 전수하는 방식입니다. 그 결과 학자가 만들어집니다. 다른 하나는 현장에서 함께 일하며 능력을 배양하는 방식입니다. 그 결과 제자가 만들어집니다. 회사가 길러야 할 사람은 학자입니까, 제자입니까.

 

지금 차세대 리더가 세워지지 않고 있다면, 리더십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 일이 아닙니다. 경영자가 일하면서 직접 길러야 합니다. 교실이 아니라 현장입니다. 지식이 아니라 능력입니다. 커리큘럼이 아니라 개인화입니다.

가인지에서는 이것을 KRS(Key-man Reproducing System)라고 부르고, 세 가지 원리로 정리합니다.

 

선발(부름) : 채용의 부름과 별개로, 경영자가 한 번 더 부르는 것입니다. 경영자가 되는 길로 부르는 것입니다. "해볼래요?"에 "네"라는 대답을 듣는 것이 시작입니다.

동역(함께함) : 일상 속에서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입니다. 고난과 시련을 미리 알게 하는 것도 여기 포함됩니다.

교훈(가르침) :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라 보여주는 교육입니다. 본을 통해 전달하고, 1대1로 대하고, 다뤄야 할 문제를 다루는 것입니다.

 

 

우리 조직 승계 준비 자가 점검

✅️ 내가 10년 안에 물러난다면 누구에게 넘길지, 이름을 말할 수 있다

✅️ 그 사람과 정기적으로 1대1로 만나는 일정이 실제로 잡혀 있다

✅️ 최근 한 달간 그가 내 결재 없이 스스로 결정한 사안을 떠올릴 수 있다

✅️ 후계 후보를 직무 전문성이 아니라 조직역량 기준으로 판단했다

 

체크되지 않은 항목이 있다면, 언제 물러날지 고민하기 전에 누구를 지금부터 키울 것인지부터 정하실 시점입니다.

 

"10년 뒤에 넘기실 생각이라면, 지금 시작하셔야 합니다"

 

애플이 4월에 예고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전에 이미 오랜 준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본 쉬나드가 10년 전에 자녀에게 말한 것도 같습니다. 승계는 서류로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지분과 직위는 하루면 넘길 수 있지만, 권위는 그렇지 않습니다.

임파워먼트는 선발과 동역과 교훈이라는 시간을 거칩니다. 하루에 세 시간이면 10년, 열두 시간이면 3년입니다. 어느 쪽이든 오늘 시작해야 그 시간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구체적인 목표와 정기적인 만남과 인격적인 교류. 그 세 가지를 이번 주에 시작하는 것이 승계 계획의 첫 장입니다.

 

영상 콘텐츠에서 자세한 내용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