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분만 읽으면 이런 내용을 알 수 있어요
✔️ 연봉보다 먼저 벌어지는 격차가 어디인지
✔️ 돈을 올려도 만족이 따라오지 않는 구간
✔️ 작은 회사가 사람을 남기는 두 가지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을 앞두고 이 주제를 돌아보았습니다. 연말에 직원들에게 쓸 수 있는 돈이 남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성과급으로 한 번에 지급하시겠습니까, 내년 복지 예산에 넣으시겠습니까. 의자를 바꾸고, 휴게 공간을 만들고, 교육비를 지원하는 쪽 말입니다.
이 질문을 드리면 대개 반문이 돌아옵니다. 그 돈이면 그냥 월급을 더 주지, 조삼모사 아닙니까.
틀린 말은 아닙니다. 회사 장부에서는 어느 쪽이든 인건비입니다. 그런데 2027년 최저임금이 시급 1만 700원으로 확정 고시되면서, 내년 인건비 총액의 바닥은 이미 정해졌습니다. 대표가 실제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총액이 아닙니다. 인건비는 총액의 문제가 아니라 배분의 문제입니다.
1. 연봉 격차는 좁혀졌는데, 복지와 교육 격차는 그대로입니다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고용노동부 2024 회계연도 기업체노동비용조사에서 300인 미만 기업이 직원 한 명에게 쓴 비용은 월평균 529만 2,000원이었습니다. 300인 이상 기업은 775만 2,000원입니다. 68.3% 수준입니다. 차이가 크지만 그래도 7할 가까이 따라왔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이 비용을 둘로 나눠 보겠습니다. 급여와 상여금, 성과급이 직접노동비용입니다. 퇴직급여와 4대 보험료, 복지비용, 교육훈련비가 간접노동비용입니다. 간접 쪽만 떼어 보면 94만 9,000원 대 170만 2,000원, 55.7%로 떨어집니다. 그중에서도 격차가 가장 큰 항목이 교육훈련비입니다.
읽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연봉은 시장이 밀어 올립니다. 그 수준을 못 맞추면 사람이 오지 않으니 어떻게든 따라가게 됩니다. 반면 복지와 교육은 아무도 밀어 주지 않습니다. 대표가 결정하지 않으면 그냥 0으로 남습니다. 격차가 여기서 벌어집니다.
로빈 코치(가인지컨설팅그룹 김경민 대표)는 이 조사가 지금보다 10년 가까이 이전 수치였을 때부터 같은 지적을 해 왔습니다. 그때도 연봉은 6할대였고, 복지와 교육은 그 절반에 못 미쳤습니다. 10년이 지나도 구조가 같다는 것은 경기의 문제가 아니라 예산을 짜는 방식의 문제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처음 질문에는 이렇게 답하겠습니다. 성과급이냐 복지냐가 아닙니다. 연봉은 대표가 정하지 않아도 시장이 끌어올리고, 흔한 복지 항목으로는 큰 회사를 이길 수 없습니다. 남은 돈으로 대표가 결정해야 하는 것은 성장과 의미입니다.

2. 돈만 올려서는 멈추는 구간이 있습니다
그러면 연봉만 계속 올리면 되지 않겠습니까. 여기서 매슬로의 욕구 5단계가 등장합니다. 생리적 욕구, 안전, 소속과 애정, 존중, 자아실현 순으로 아래가 채워져야 위로 올라간다는 이론입니다. 기업에서는 급여와 퇴직금이 아래, 성취감과 자아실현이 위라는 식으로 오래 쓰여 왔습니다.
그런데 실제 조사에서는 이 순서대로 나타나지 않는 구간이 생깁니다. 소득이 올라가면 만족도도 함께 올라가지만, 어느 지점부터는 완만해지거나 오히려 꺾입니다. 아래가 채워졌으니 위로 올라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입니다.
마케팅 학자 필립 코틀러는 매슬로가 말년에 피라미드를 거꾸로 세웠어야 했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일화 자체의 출처는 분명하지 않지만, 하려는 말은 분명합니다. 의미에 대한 욕구는 맨 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맨 아래에도 함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먹을 것이 부족해도 자녀에게 먼저 내어 줍니다. 창업자는 사무실 바닥에서 자면서도 다음 해를 이야기합니다. 위계가 아니라 동시에 작동합니다. 빅터 프랭클이 <죽음의 수용소에서>에 남긴 관찰도 같은 방향입니다. 모든 것을 빼앗긴 상황에서도 반응을 선택할 자유만큼은 남아 있고, 그 선택이 사람을 버티게 했다는 기록입니다.
갤럽이 오랫동안 사용해 온 직무만족도 12개 문항도 물리적 조건만 묻지 않습니다. 로빈 코치는 이 문항들을 세 가지 질문으로 요약합니다. 일이 있는가. 일할 여건이 있는가. 함께할 관계가 있는가.

3. 작은 회사가 내밀 수 있는 카드는 두 장입니다
그렇다고 큰 회사의 복지를 따라가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휴게실 안마기, 사내 카페, 사내 헬스장. 이 경쟁은 따라갈 수 없습니다. 예산의 자릿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로빈 코치는 작은 회사가 인재에게 내밀 수 있는 카드가 두 가지뿐이라고 말합니다.
첫째, 성장의 기회입니다. 큰 조직에서는 일정 직급이 될 때까지 주어진 일을 합니다. 작은 조직은 다릅니다. 입사하자마자 자기 손으로 일이 굴러가는 것을 보고, 회사가 한 해에 20%, 때로는 두 배씩 커지는 것을 몸으로 겪습니다. 큰 회사가 돈으로 만들어 줄 수 없는 경험입니다.
여기에 돈을 붙이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내년 예산서에 교육훈련비를 별도 항목으로 세우는 것입니다. 판관비 안에 묻어 두면 연말에 가장 먼저 잘립니다. 다른 하나는 직무 재량의 범위를 문서로 적어 두는 것입니다. 결재 없이 쓸 수 있는 금액, 스스로 정할 수 있는 일정, 직접 만나도 되는 고객을 적는 일입니다. 두 번째는 돈이 들지 않는데도 대부분 정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둘째, 일의 의미입니다. 이쪽은 예산이 아니라 말로 만들어집니다. 우리가 왜 모여 있는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를 경영자가 계속 이야기해 줘야 합니다. 그리고 구성원이 그 말을 자기 입으로 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앞에서 본 세 가지 질문 중 '일이 있는가'가 첫 번째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 조직 인재 투자 자가 점검
✅️ 지난 1년간 직원 복지에 쓴 돈이 얼마인지 알고 있다
✅️ 구성원이 우리 회사가 왜 존재하는지를 자기 말로 설명할 수 있다
✅️ 내년 예산서에 교육훈련비가 별도 항목으로 잡혀 있다
✅️ 입사 1년 차가 자기 손으로 낸 결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체크되지 않은 항목이 있다면, 금액을 올리기 전에 지금 어디에 얼마를 쓰고 있는지부터 세어 보실 시점입니다.
복지 항목은 한 번만 정리해 두면 됩니다. 매년 크게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많은 회사가 이 숫자를 모른 채 해마다 감으로 예산을 짭니다. 모르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하지 않으면 격차는 그대로 벌어집니다.
연봉은 올라가야 합니다. 이미 벌어져 있는 현실이 있으니 계속 올라가야 합니다. 다만 연봉만 올린다고 탁월한 사람이 남지는 않습니다.
큰 회사를 따라가는 항목에 돈을 쓰면 딱 그만큼만 남습니다. 성장과 의미에 쓰면 사람이 남습니다. 예산서에서 바꿀 수 있는 줄은 생각보다 많지 않지만, 그 몇 줄이 내년에 누가 남아 있을지를 정합니다.
내년 예산서를 열기 전에, 올해 어디에 얼마를 썼는지부터 한 번 세어 보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