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분만 읽으면 이런 내용을 알 수 있어요
✔️ PL 사고와 파이낸스 사고의 차이
✔️ 같은 적자라도 의미가 전혀 다른 이유
✔️ 중소기업이 현금흐름을 먼저 봐야 하는 이유
8월 19일, SK하이닉스가 이사회에서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전량 소각을 의결했습니다. 발행주식의 3.3%인 2,407만주로, 국내 상장사 자사주 소각 사례 중 역대 최대입니다. 이 회사의 2분기 말 순현금은 69조원이었습니다. 쓸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있는데도 돌려주기로 한 것입니다.
그런데 아마존은 오랫동안 정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이익을 내는 대신 대규모 선행 투자를 계속했습니다. 잠재 경쟁사의 진입 장벽을 높이고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한쪽은 벌어서 돌려주고, 한쪽은 벌지 않고 씁니다. 정반대로 보입니다.
그런데 두 결정은 같은 사고에서 나왔습니다. 지금 이 돈을 어디에 두는 것이 기업 가치를 가장 높이는가. 이 질문을 장기 관점에서 계산한 결과입니다.
『사장을 위한 마지막 경영수업』의 저자 아사쿠라 유스케는 이것을 파이낸스 사고라고 부릅니다.
1) PL 사고와 파이낸스 사고
파이낸스 사고란 회사의 기업 가치를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과 재무 전략을 종합적으로 수립하는 사고를 말합니다.
반대편에 있는 것이 PL 사고입니다. 손익계산서의 결론만 보는 방식입니다. 이번 분기 매출이 얼마고 이익이 얼마인가. 흑자면 잘한 것이고 적자면 잘못한 것. 문제는 이 기준이 판단을 단순하게 만드는 대신, 판단을 틀리게 만든다는 데 있습니다.
저자는 자신이 창업한 회사를 인수한 믹시(mixi)의 대표로 취임했을 때를 이렇게 회상합니다. 상장 이후 첫 적자를 기록한 시기였고, 실적이 악화되자 괴롭고 암담했으며 비관적인 분위기가 큰 부담으로 자리 잡았다고요. 그리고 책에서 이렇게 씁니다.
"같은 적자라도 신규 사업 개발로 발생한 적자와 성숙한 사업에서 발생한 적자는 의미가 전혀 다르다."
전자는 산고 끝에 발생한 건전한 출혈입니다. 후자는 과다 출혈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구조적 적자입니다. 숫자는 같습니다. 손익계산서 맨 아래 줄에 찍히는 마이너스는 구분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정반대입니다.

재무제표를 볼 때 숫자만 보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 이면에서 기업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 작동하고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2) 축소균형을 경계하십시오
파이낸스 사고가 없을 때 조직이 반사적으로 하는 행동이 있습니다. 축소균형입니다. 어려워지면 신규 투자를 억제하고 비용 지출을 줄입니다. 당장의 손익은 맞춰집니다. 그런데 미래에 벌어들일 것도 함께 줄어듭니다. 그래서 다음 해에 또 줄여야 하고, 그다음 해에는 더 줄여야 합니다.
저자는 컨설팅 현장에서 이 패턴이 반복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반대 사례가 일본의 간사이페인트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매출이 급감하고 수익성도 나빠졌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긴축에 들어가던 시기입니다. 그런데 이 회사는 반대로 갔습니다. 금융위기로 기업 가치가 떨어진 상황을 오히려 기회로 보고, 공격적으로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하며 판로를 넓혔습니다. 자동차용 페인트에만 머물지 않고 공업용과 건축용 시장까지 진출했습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뒤, 전 세계 페인트 회사 중 톱10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여기서 오해하시면 안 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위기에는 무조건 공격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자도 회사 전체가 가라앉는 가운데 적극적인 투자를 실행하려면 그에 걸맞은 각오와 담력이 필요하다고 못박습니다.
핵심은 방향이 아니라 기준입니다. 줄일 것인가 투자할 것인가를 분위기가 아니라 판단으로 정하고 있는가입니다.
3) 다만, 중소기업은 현금이 먼저입니다
여기까지 읽으시고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좋은 이야기인데, 우리는 당장 다음 달 자금이 걱정이다."
맞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파이낸스 사고와 함께 현금흐름을 강조합니다. 흑자도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손익계산서상으로는 흑자인데 자금이 없어 파산하는 경우입니다. 장부에는 이익이 찍혀 있는데 통장에 돈이 없는 것입니다.
이 위험은 회사가 어려울 때만 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더 심각합니다. 주문이 늘면 재료를 먼저 사야 하고, 사람을 먼저 뽑아야 하고, 물건을 먼저 만들어야 합니다. 돈은 나중에 들어옵니다. 그 사이의 간극을 버틸 현금이 없으면 잘 나가다가 무너집니다. 여유 자금을 넉넉히 확보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에서는 이 위험이 더 큽니다.
그래서 봐야 할 지표가 현금전환주기(CCC) 입니다. 돈을 지출한 시점부터 그 돈이 다시 현금으로 회수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입니다. 이 주기가 짧을수록 보유 자금에 여유가 생기고 경영이 안정됩니다.
줄이는 방향은 세 갈래입니다.
① 재고가 창고에 머무는 기간을 줄인다 - 팔리지 않는 재고는 현금이 묶여 있는 상태입니다.
② 매출채권 회수 기간을 줄인다 - 결제 조건을 앞당기거나, 회수가 늦는 거래처를 관리합니다.
③ 매입채무 지급 기간을 확보한다 - 공급처와의 조건을 조정합니다. 다만 이것은 상대의 현금흐름을 대신 부담시키는 일이라, 관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만 유효합니다.

이익률을 계산하는 대표는 많지만, 현금전환주기를 아는 대표는 드뭅니다. 그런데 회사를 무너뜨리는 것은 대개 이익률이 아니라 현금입니다.
우리 조직 파이낸스 사고 자가 점검
✅️ 우리 회사의 적자 또는 이익이 어느 사업에서 나왔는지 구분해 말할 수 있다
✅️ 어려울 때 무엇을 줄이고 무엇을 지킬지 미리 정해둔 기준이 있다
✅️ 우리 회사의 현금전환주기가 며칠인지 숫자로 알고 있다
✅️ 매출이 두 배로 늘어날 때 필요한 운전자금을 계산해 본 적이 있다
체크되지 않은 항목이 있다면, 어디에 투자할지 고민하기 전에 우리 현금이 지금 어디에 묶여 있는지부터 확인하실 시점입니다.
"우리 회사의 현금은 지금 어디에 있어야 합니까?"
SK하이닉스의 40조도, 아마존의 오랜 적자도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규모가 다를 뿐 질문은 같습니다.
손익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손익만 보는 발상으로는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 수 없습니다. 숫자 너머에 있는 전략을 함께 볼 때, 비로소 그 숫자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게 됩니다. 이번 분기의 흑자보다 중요한 것은, 그 흑자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