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기 상품 6천 대 완판한 유통회사 회의문화의 비밀

"MZ세대 영업사원들이 1년도 못 버티고 나가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21년 여름, IT 기기 유통업계에서 유명한 D기업 인사팀장님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D기업은 직원 250명 규모지만, 매출은 무려 7천억 원에 달하는 회사입니다.
업계에서 카테고리 챔피언으로 불리며, IT 기기 유통 분야에서는 누구나 아는 기업이었죠.

하지만 조직 내부의 사정은 달랐습니다.
MZ세대 영업사원들의 퇴사율이 무려 40%에 달했습니다.
신입사원을 10명 뽑으면, 1년 안에 4명이 그만둔다는 뜻이었어요.
채용하고, 교육하고, 막 일을 배울 만하면 떠나는 악순환이 반복됐습니다.
더 큰 문제는 매출이었습니다. 7천억 원이라는 숫자는 인상적이지만, 3~4년째 제자리걸음이었습니다.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었죠.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는 문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D기업은 고민 끝에 OKR 목표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단순히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만이 목적은 아니었습니다.
더 중요한 건,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고, 서로의 목표를 공유하며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었어요.
경영진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30년 경력의 베테랑 영업사원들이 가진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할 수 있다면,
팀 전체의 역량이 올라갈 거야. 그럼 신입사원들도 더 빨리 성장하고, 회사에 오래 남지 않을까?"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D기업에는 30년 경력의 베테랑부터 이제 막 입사한 신입까지, 다양한 영업사원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각자가 담당하는 제품과 유통 채널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었어요.
어떤 사원은 노트북을 전문으로 판매했고, 어떤 사원은 키보드와 마우스를 담당했습니다.
유통 채널도 달랐어요.
온라인, 오프라인, B2B 등 각자 맡은 분야가 너무 달랐기 때문에,
사람들은 서로의 목표에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나는 노트북을 팔아야 하는데, TV 파는 사람이랑 뭔 상관이야?"
이런 분위기였던 거죠.

질책 중심 회의에서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회의 문화도 문제였습니다.
기존의 영업 회의는 이런 식이었습니다.
"이번 달 목표 매출이 얼마였습니까?" "3천만 원입니다."
"실제 달성은요?" "2천만 원입니다."
"왜 달성하지 못했습니까?" "고객 반응이 예상보다 좋지 않았습니다."
"다음 달에는 어떻게 할 겁니까?"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전형적인 점검과 질책 중심의 회의였습니다.
팀장은 숫자를 물어보고, 영업사원은 변명을 하거나 다짐을 하는 구조였죠.
이런 회의에서 아무도 자발적으로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특히 신입사원들은 더욱 위축됐습니다.
"내가 잘못해서 목표를 못 달성했구나"라는 생각만 들었고,
선배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어려웠어요.
퇴사율 40%의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아이디어를 내는 회의로 전환하자"
OKR 도입 후, D기업은 회의 문화를 완전히 바꿨습니다.
"아이디어를 내는 회의로 전환하자!"

특히 온라인 팀(12명 규모)에서 시도된 방식이 흥미롭습니다.
회의 때 매출 목표만 공유하는 대신,
각자가 '달성에 어려움을 겪는 한 가지 질문'을 가져와 공유하고,
동료들이 함께 답을 주는 방식으로 바꾼 거예요.
이것이 바로 OKR에서 말하는 스프린트 미팅입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었습니다.
"저는 이번 주에 무선 키보드 500개를 판매하는 게 목표인데요,
경쟁사 제품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 차별화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러면 동료들이 아이디어를 내는 거죠.
"키보드 타건감을 영상으로 찍어서 올려보는 건 어때요?"
"게이머들 커뮤니티에 홍보해보면 어떨까요?"
"번들로 마우스랑 같이 판매하는 프로모션은요?"
처음에는 어색했습니다.
"파이팅, 잘하세요!"
"힘내세요!"
이런 수준의 응원만 오갔어요. 실질적인 아이디어는 나오지 않았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한 주, 두 주, 세 주... 매주 같은 방식으로 회의를 하다 보니, 동료들의 고민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 저번 주에 저 분이 비슷한 고민을 했었는데, 그때 이렇게 해결했잖아"라는 식으로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한 달 정도 지나자, 회의는 실질적인 아이디어 교환의 장으로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LG 소형 모니터 6천 대를 어떻게 팔 수 있을까요?"
그 과정에서 터진 대표적인 사례가 있습니다.
한 대리님이 LG 소형 모니터 6천 대를 판매하는 미션을 맡게 됐습니다. 두 달 안에 팔지 못하면 악성 재고가 되는 상황이었어요.
대리님은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할인 프로모션도 해보고, 사은품도 줘봤습니다. 하지만 반응은 미지근했어요. 한 달이 지나도 1천 대도 안 팔렸습니다.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소형 모니터는 비인기 상품이었어요.
사람들은 "모니터는 클수록 좋다"고 생각했거든요. 특히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27인치, 32인치 대형 모니터가 트렌드였습니다. 소형 모니터는 시대에 뒤떨어진 제품처럼 보였죠.
대리님은 막막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어요.

그러던 중, 주간 스프린트 미팅에서 대리님은 물었습니다.
"LG 소형 모니터를 두 달 안에 팔아야 하는데, 영 반응이 없습니다. 이 6천 대를 어떻게 팔 수 있을까요?"
"휴대용으로 쓰면 어떨까요? 노트북 보조 모니터로요."
"요즘 차박, 캠핑 유행이잖아요. 캠핑 모니터로 팔면 어때요?"
"게임기 연결해서 차 안에서 게임하는 용도는요?"
"유튜브 보면서 요리하는 주방용 모니터는요?"
회의에서는 아이디어가 쏟아졌습니다.
"맞아! 요즘 캠핑, 차박 엄청 유행이잖아. 텐트 안에서 영화 보거나, 차 안에서 넷플릭스 보는 사람들 많은데!"

텐트 치고, 삼겹살 먹으면서 영화 보세요! 소비자를 사로잡은 라이브 커머스
대리님은 과감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라이브 커머스를 열어서 캠핑장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스튜디오에 진짜 텐트를 치고, 바비큐 그릴을 가져와서 삼겹살을 굽는 장면을 연출했죠.
텐트 안에는 소형 모니터로 틀어둔 넷플릭스 영화도 함께였습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와, 이거 진짜 좋을 것 같은데요?"
"차박용으로 딱이네요!"
"삼겹살까지 주다니, 바로 주문합니다!"
댓글이 쏟아졌고, 주문이 밀려들어왔습니다.
단 두 번의 라이브 커머스로 6천 대를 모두 판매한 겁니다.
악성 재고가 될 뻔한 제품이 히트 상품으로 탈바꿈한 순간이었습니다.

회의 문화가 바뀌자, 회사 전체가 달라졌다
이 사건은 D기업 전체에 큰 울림을 줬습니다.
회의 문화가 바뀌자, 놀라운 변화들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신입사원들이 적극적으로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거 물어봐도 되나?" 싶었던 것들을 편하게 꺼냈어요.
그리고 선배들은 자신의 노하우를 기꺼이 나눴습니다.
베테랑 영업사원들도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내가 30년 동안 쌓은 노하우를 왜 알려줘야 해?"라는 생각이었다면,
이제는 "내 경험을 나누면 팀 전체가 성장하는구나"라고 느끼게 됐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MZ세대 영업사원들의 퇴사율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점입니다.
회사가 자신의 고민을 들어주고, 동료들이 함께 해결책을 찾아주니,
"여기서 계속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거죠.

성과를 체크하는 회의 vs 아이디어를 나누는 회의
D기업의 사례가 주는 교훈은 분명합니다.
"성과를 체크하고 질책하는 회의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
아이디어를 나누는 회의가 문제를 해결하고, 실제 성과를 만든다."
D기업은 지금도 매주 스프린트 미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출 정체기를 벗어나 다시 성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가인지컨설팅그룹은 D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혁신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